나는 착한 목자다.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요한 10, 11)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요한 10, 11)
저는 이 성경 귀절을 읽을 때마다 생각 나는 한 분이 계십니다.
엘살바도르의 성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입니다.
엘살바도르의 산살바도르 대교구장으로 임명된 이분은 당시 엘살바도르에
만연해 있던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착취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주 가문과 결탁한 군사 정권의 탄압을 목격하며 사회적 약자들을 지원하는 여러 활동을
벌이기 시작했고 1979년 로메로 대주교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영국의 일부 국회의원들은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군부세력의 여러 위협과 암살 당할 것을 알면서도 그 분은 “사랑은 그리스도인의 복수입니다.”를
외치며 가난하고 핍박받는 사람들과 함께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폭력에 맞섰습니다.
'목소리 없는 이들의 목소리'가 되어 그 분은 이웃을 향한 그리스도 사랑 실천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1980년 3월 24일 산살바도르 병원의 '천주의 섭리' 병원 부속성당에서 미사 중 무장괴한들의 총격으로
피살되시고 말았습니다. 그분의 장례식에는 25만 명의 추도객이 몰렸고 그 분의 장례식장에서도
폭탄 테러가 발생해 약 40여 명의 사상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은 1989년에 존 듀이건 감독의 영화 "로메로(Romero)"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며 유명해지게 됩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던 당시에는 성인품 전이라 로메로 대주교로 불렸으나 2015년 시복 되시고
2018년 로마 바오로대성전에서 시성되셔서 성인이 되셨습니다.
성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는 가난하고 억압받는 이들의 편에 서서 목소리 없는 이들의
목소리가 되어 군부와 폭압에 저항하셨고 그분의 죽음을 시작으로 엘살바도르의 민주화에
앞장 서셨던 것입니다.
오늘의 복음에서 "착한목자" 이야기가 나옵니다.
착한목자는 자신의 양들을 위해 목숨을 던집니다.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여 자신들의 양들을 돌보고
지키는 것이 목자로서의 책임이며 그러한 목자로서의 모습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교종 프란치스코께서는 착한목자를 '양냄새나는 목자'라고 하셨습니다.
자신들의 양들과 항상 함께 하기에 목자에겐 양냄새가 당연히 나야 할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교회의 사제들은 양냄새보단 다른 냄새가 더 많이 나는듯 합니다.
지금의 사제들은 과연 스스로 양냄새가 나는 목자이며, 길 잃은 양을 찾아 자신을 희생하는
목자인지 다시한번 반성하고 되돌아 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 신자들 또한 스스로에게 우리는 얼마나 목자의 목소리에 알아들으며 우리 신앙의 예정을
잘 걸어가고 있는지, 그리고 사제들이 양냄새 나는 목자의 길을 걸어 가도록 우리는 또
얼마나 돕고 있는지를 스스로를 되돌아 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 Unum Corpus in Christo -